SEK 2007 참관 Cool Technology

토요일에 코엑스에서 열리는 SEK 2007에 가봤다. 사실 금요일 저녁까지도 SEK가 열리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원래 그리 볼 것이 많은 전시회가 아니었지만 2000년 무렵부터는 정말 볼 것이 없어서 언제 열리는지 신경도 안쓰고 살았다.

토요일에 가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 후지쯔의 새로나온 노트북 U1010과 이전 모델인 P1610, 그리고 엘지의 C1을 보기 위해서다. 요즘 출장을 많이 다니다보니 그 동안 써오던 Thinkpad T42p가 너무 무거워서 뭔가 작은 것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T42p는 당시 (2004년)로는 최고의 그래픽 성능을 가지면서도 비교적 얇고 가벼운 편에 속하는 모델이었다. 당시는 돌아다니면서 그래픽 성능이 요구되는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했던 때라 최고의 기종으로 골랐지만, 요즘엔 단순 사무용으로 쓰이면서 괜히 무겁기만 하다.

그러던 중 최근에 후지쯔에서 U1010이라는 UMPC 스타일의 노트북을 내놨고, 그걸 알아보다보니 P1610 모델과 엘지의 C1을 알게된 것이다. 용산이나 테크노마트를 가볼까 했는데, 게시판들을 보다보니 SEK에서 봤다는 사람들이 있어 토요일에 가보기로 한거다.

사전등록을 했을리 만무하니 생돈 5,000원을 내고 들어가리라 생각하고 갔는데, 뜻밖에도 입구 곳곳에 "금일 무료"라는 안내가 써있었다. 오호 이게 왠 떡. 사람이 없으니 전시회도 야구 경기처럼 막판에 가면 공짜로 들여보내주나보다.

사실 토요일이고 해서 사람이 무지막지하게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별로 사람이 없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카메라 일발 장전 하고 바로 왼편에 보이는 후지쯔 부스로 가 보았다. 다른 곳은 다 한가한데 유독 사람들이 바글 거리는 곳이 있어 고개를 들이밀어 보니 U1010이 전시된 곳이었다. 하도 복잡해서 사진은 커녕 그냥 눈으로 보기도 어려워 일단 그 옆에서 찬밥 대우 받고 있는 P1610을 찍어봤다.
크기는 딱 생각했던 정도다. 사람들 얘기대로 LCD 밝기나 색상 선명도는 확실히 좀 떨어져 보인다. 화면을 뒤집어 접으면 타블렛 처럼 쓸 수 있다. 그렇게 접어 놓으면 딱 소설책 정도 크기인 것 같다. 웹브라우징이랑 몇 가지 동작을 해봤는데, 속도는 괜찮아 보인다. 윈도우 필기장을 실행하고 스타일러스를 빼서 필기를 해봤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타블렛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쓰는 감도 그냥 그렇고 쓸 때 화면상에 획이 그어지는 것도 뭔가 좀 아쉬웠다.

하도 사람이 북적거려서 많이 테스트는 못해봤는데, 보러 가기 전에 딱 이거다 싶던 마음은 조금 수그러진 상태다. 그래도 필기 많이 안하고 주로 웹브라우징이랑 이메일, 워드 정도 쓰면서 화면이 좀 밝지 않은 것을 참을 수 있다면 출장 다니며 쓰기에는 딱 좋은 크기와 성능으로 보인다. 조금만 기다리면 이 다음 버전에서 화면 쪽 문제 (밝기와 필기감)를 해결한 놈이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P1610가지고 놀고 있는 와중에도 U1010 쪽 사람들은 줄 생각을 않는다. 할 수 없이 무대 다른 쪽으로 돌아가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놈들을 찍어보았다.
이 놈은 정말 딱 다이어리 정도 크기다. 다이어리 케이스까지 씌워놓으면 속기 쉽상이다. 아마 어느 회의를 들어가든 저런 거 들고 들어가서 탁 펼치고 타이핑 시작하면 모두가 감탄을 할 거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쓰는 모습을 보면 U1010은 어느 정도라도 업무용 (이메일, 워드, 간단한 PPT 작업 등등)으로 쓰려면 도저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화면이 너무 작다. 손에 들고 눈에서 한 30cm 떨어뜨려놓고 e-Book이나 이런거 보기는 딱 좋은데, 그 이상은 좀 힘들 듯 하다. 키보드도 사람들 얘기는 익숙해지면 좀 나아진다고 하지만 일상적으로 쓰기는 너무 작다.

원래 U1010은 출장 업무용으로 생각했다기 보다는 정말 이쁘게 생겼고 과연 저 정도 크기면 어느 정도 쓰임새가 있을까 보러 갔던 것인데, 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아무래도 버스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면서 카페 같은데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대학생들이나, 하루 종일 시내를 돌아다니며 업무보고 가끔 식사 하면서 일정 정리하고 이메일 체크 정도 해야 하는 세일즈맨 같은 사람들에게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보고 있으면 용도가 뭐든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후지쯔 부스를 나와서 이번엔 엘지 부스로 가보았다.
부스 입구에는 무지막지하게 큰 (100인치가 넘는) 텔레비전이 전시되어 있었다. 저렇게 큰 걸 누가 볼까 (아, 전시장에서 쓰나?) 생각하며 삭 무시하고 뒤 쪽의 노트북 전시대로 가 보았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으면 좀 잠시 한 1-2초만 물러나주면 좋으련만 끊임없이 손으로 조물딱 조물딱 렌즈 앞으로 몸을 들락 날락... 왜 소득 2만불 시대를 산다면서도 아직도 그렇게 자기 전후좌우를 안살피고들 사는 겐지... 아무튼 그 와중에 순간 포착으로 최고 잘 나온게 위 사진이다. 사진은 C1 모델이다.

이 기종은 아까 후지쯔 P1610과 거의 비슷한 타켓층을 가지고 나온 것 같은데, 차이점은 화면이 10.4인치로 조금 더 크고 (P1610은 8.9인치) CPU가 코어2듀오로 P1610의 코어 솔로보다 대체로 2배 정도의 성능을 보인다 (벤치마크에 따르면). 또 HSDPA와 와이브로 모뎀이 내장되어 있어 USIM 카드만 꽂으면 바로 연결이 된다. 딱 한국형 모바일 컴퓨팅 환경에 맞게 제작됐다고 보면 맞다.

이 기종도 화면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았다. 크기는 이전에 2002년도에 쓰던 도시바의 Portege 2000과 거의 비슷한데, 들고다니기 그다지 부담스러운 크기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작고 아담하다는 느낌도 안드는 딱 그런 정도 크기다. 성능이 어느 정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냥 무난한 기종이라고 할까. 딱히 마음에 필이 팍 와닿지는 않았다.

엘지 부스를 나와 혹시나 소니가 나왔으면 UX 기종이나 한 번 봐야겠다고 돌아다녀봤는데, 소니는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UX는 전에 다른 사람이 쓰는 것을 한 번 봤는데, 이 역시 한 번 보면 용도야 뭐든 하나 갖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놈이긴 한데, 화면이 너무 작다. 웹 사이트를 보고 있으면 정말 눈이 아픈게 느껴질 정도다.

이제 보려고 했던 것은 다 봤고 그냥 나가기는 아쉽고 해서 이리 저리 돌아다녀 보는데, 딱히 볼만한 거리는 없었다. 돌아다니다 보니 뜬금없이 레드햇 로고가 보인다.
쟤들이 왜 나왔나 싶었는데, 여기서 리눅스 관련 전시회도 같이 열리나 보다. 레인콤을 비롯한 몇몇 MP3나 PMP, 네비게이션 업체들도 나왔다. 역시나 레이싱걸들을 동원해서 이목을 끌려고들 하는데, 이젠 하도 본 언니들이라 걍 무시하고 다니다가 어디선가 사진으로 본 이국소녀가 있어 한 장 담아봤다.
도저히 더 이상은 볼게 없어 나오다 마지막으로 후지쯔 부스에 한 번 더 들러 U1010이를 한 번 만져볼까 했는데 여전히 사람이 많아 그냥 P1610을 들고 있던 안내 데스크 걸 사진만 한 장 찍고 밖으로 나왔다.
전시회는 딱히 무슨 테마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이슈가 될만하게 볼 거리도 없는, 그냥 때 되니까 연듯한 인상이었다.

출장용으로 들고다닐 노트북을 뭘 살까. 지금 생각에는 P1610 정도 크기/모양에 CPU를 코어2듀오로 하고 LCD를 UX 같은 밝기와 선명도로 하고 하드를 SSD로 달고 나오는 놈이 있으면 바로 지름 들어갈 것 같다. 올 가을쯤 되면 그런 놈이 나오려나?

덧글

  • allaround 2007/06/28 22:44 # 삭제 답글

    그런 노트북 나오면 나도 좀 알려주라..
    가지고 다니던 노트북이 이젠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 제이미 2007/07/09 14:37 # 답글

    P1610 정도 크기/모양에 CPU를 코어2듀오로 하고 LCD를 UX 같은 밝기와 선명도로 하고 하드를 SSD로 달고 나오는 놈 --> 나오면 저도 좀 알려주세요. ㅎㅎ 내년 중에는 볼 수 있으련지.

    비슷한 용도로 오랜 시간 고민해왔는데요, 현재로서는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ThinkPad x60 시리즈가 가장 나은 선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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