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출장 여행

태어나서 처음으로 러시아라는 나라를 가봤다. 러시아 하면 007이나 본 슈프리머시 같은 첩보 영화에서 봤듯이 엄청 춥고 딱딱한 말투의 군복입은 사람들이 있는 무서운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터라 특히 한 겨울인 2월에 가게 되어 사실 그리 즐겁게 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2박 4일 일정으로 다녀온 러시아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선 러시아 사람들도 "이상기후"라고 말할 정도로 날씨가 춥지 않았고 (사실 서울에서 떠나는 날 아침 최저가 -11도였는데, 모스크바는 최저가 -5도쯤 되었다), 우리를 맞이해준 사람들도 너무나 친절하고 뭐랄까 좀 동양적인 느낌이 났다. 예전에 88년인가 서유럽을 친구와 배낭여행을 했을 때 난생처음 서양인들이라고 다 TV에서 보던 미국 사람같지 않고 구대륙 사람들은 상당히 동양 사람과 정서가 비슷하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을 때와 비슷했다.

모스크바 공항에 비행기가 내리고 트랩을 따라 나오니 바로 앞에 우리 이름을 써서 들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우리라고 손짓을 하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우리와 다른 양복 차림의 한무리 한국 사람들을 데리고 다른 사람들이 통관하러 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가니 문이 하나 나오는데 그 앞에서 여권을 가져가며 방 안에서 잠시 기다리란다. 방에 들어서보니 이미 출장 나와있던 직원과 러시아 사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게 소위 VIP 입국인가보다.

러시아는 정부와 끈이 있는 회사들은 그것을 과시하기 위해 소위 VIP들이 오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고 한다. VIP 방에서 담배도 피고 음료수도 마시며 잠시 기다리니 여권을 나눠주며 가도 좋다고 했다. 방의 반대쪽 문을 열고 나오니 바로 바깥이다. 오호... 공항 내부는 구경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직원 얘기를 들으니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입국 절차는 안 겪어서 좋았다.

이 사진은 공항에서 모스크바 시내로 가며 차 안에서 찍은 것이다. 모스크바는 교통이 정말 엄청나게 막힌다. 우리를 공항에 마중나와준 사람들도 공항까지 오는데 꼬박 2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가 시내로 들어갈 때는 차가 하나도 안 막혀서 한 40분 정도에 들어올 수 있었다.

모스크바는 시내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네 개의 원형 길로 둘러쌓여 있다고 한다. 한 가운데는 우리가 잘 아는 크렘린 궁전, 붉은 광장등이 있고 원의 바깥 쪽으로 나갈 수록 좀 못 살고 허름해 진다. 우리가 묵는 호텔은 붉은 광장 바로 옆이었다.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 바깥에 나와 찍은 거리 모습. 중심가로 오니 확연히 유럽 풍의 고전적인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사진에도 보이듯이 모스크바 시내는 지하 주차장 같은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길들에 주차해 놓은 차들이 엄청 많아서 이것이 교통 체증 유발에 큰 몫을 한다. 현지 사람에게 물어보니 소비에트 연방 시절 주차 문제에 관해 신경을 안 쓰는 바람에 자유화 되고 차가 급격히 늘면서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역시 호텔 근처에 있는 건물 모습. 저기가 레닌 시신이 있는 곳 쪽이라고 한다.
우리가 묵었던 리츠칼튼 호텔 정문 모습. 내외부가 모두 유럽풍의 고전적인 모습이다.
여기는 로비 모습. 로비 어디서든 흡연이 가능하다. ㅋㅋ

호텔에 딱 들어서면서 느낀 첫번쨰 느낌. 오호라, 사람들이 왜 러시아에 미녀들이 많다는지 알겠다. 호텔 곳곳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서있는 금발의 키 큰 여직원들이 하나같이 미녀들이다.
다음날 우리가 방문하는 회사에서 보내준 차량 편으로 모스크바 비즈니스 지역 쪽으로 이동하며 차 내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위 사진은 붉은 광장 근처 건물들 모습. 사진 중앙 오른쪽 건물은 무슨 교회 같은데, 나중에 붉은 광장을 가봤을 때 더 자세히 봤지만 모스크바를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이다. 대한항공 항공스케쥴 책자 이번달 표지에도 저 건물 모습이 실려있다.
역시 차타고 가며 찍은 모습. 저 시계탑과 그 옆 첨탑들이 크렘린 궁전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을 이루고 있다.
크렘린 성벽 모습.
또 다른 교회의 모습. 러시아 사람 말이 이 날처럼 날이 맑고 쾌청한 모습을 겨울 내내 거의 볼 수 없다고 한다. 날씨는 그리 춥지도 않고 정말 좋았다.
가운데 높은 빌딩이 우리가 방문할 회사가 있는 건물. 건물 이름이 모스크바 시티인데, 이 부근이 비즈니스 지역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회의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파빌리온이란 식당으로 갔다. 위 사진에서 왼쪽 건물이 식당이고 식당 뒷편으로는 작은 호수가 있는데, 하얀 코트를 입은 연인들이 스케이트를 언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전형적인 러시아 모습같았다. 이 호수가 무슨 영화에서 나왔던 것이라 하는데 나는 잘 모르는 영화였다.
식당 건물도 이뻤고, 그 내부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전망도 너무 좋았다. 딱딱해보이는 말투와는 달리 상당히 낭만스러움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다음 날 아침, 오전 미팅이 11시 반 경에 잡혀 있어서 남는 시간에 근처를 구경해 보기로 했다. 이날 아침은 제법 쌀쌀했다. 영하 한 7-8도는 되보였다. 위 사진은 처음 도착했을 때 찍었던 그 레닌이 묻혀있다는 건물이다. 오른쪽으로 살짝 보이는 노란색 건물이 크렘린 궁전의 시작 부분이다.
크렘린 궁전 모습을 옆에서 찍어봤다. 이 근방에는 군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크렘린 근처 또 다른 건물 모습.
이 게이트를 통해 붉은 광장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관광객과 노점상 모습도 보인다.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왼쪽에 보이는 러시아 정교 교회 모습. 우리가 지나갈 때 무슨 미사같은걸 하는지 웅장한 성가대 노래 소리가 들렸다.
아까 바깥 쪽에서 봤던 레닌 건물의 반대편 쪽 (붉은 광장 쪽)에서 바라본 모습.
이것이 모스크바 하면 자주 나오는 교회 건물이다.
붉은 광장에서 본 크렘린 궁전의 모습. 성벽이 엄청 길다.
러시아어로 "레닌"이라고 써있다. 여기가 정확히 묻혀있다는 곳인지 아니면 참배객을 위한 곳인지 잘 모르겠다. 뒤로 보이는 것은 크렘린.
크렘린 성벽 한쪽 끝에 있는 시계탑. 잠시 후 아침 10시가 되면서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붉은 광장 모습. 천안문 광장처럼 그렇게 엄청 큰 그런 광장은 아니다.

광장에서 한 장 찰칵. 사진 찍느라 모자를 살짝 벗었지만 사실 엄청 춥다.

좀 더 가까이서 찍은 교회 모습.
다시 호텔로 돌아오다 보니 아깐 안 보이던 군인들이 크렘린 궁 근처에 도열해있다. 근처 맥도날드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며 구경하기로 했다.
군악대까지 동원된 제법 거창한 행사다. 같이 간 사람이 저 멀리 단 앞에 보이는 불꽃이 영원의 불인가 그런데, 레닌을 기리기 위해 꺼지지 않는 불을 켜놓고 이렇게 헌화 행사를 계속 한다고 한다. 엄청 추운데 높은 사람들 올 때까지 군인들은 미동도 안하고 기다린다.

잠시 후 높은 군인처럼 보이는 사람과 한 무리의 꽃을 든 민간인들이 오니 병사들의 받을어 총도 하고 군악대도 연주를 시작하며 행사가 진행되었다. 행사라봐야 저 화환을 들고 불꽃이 있는 단 앞으로 가서 바치는 거다.
행사를 마치고 절도있는 소련식 걸음으로 퇴장하는 군인들.
이날은 어제와 다른 장소를 방문한 뒤 저녁에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우즈벡이 중앙아시아라 그런지 식당 종업원들 중에 아시아 사람 같은 사람도 많았고, 음식도 훨씬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 같았다.

저녁 후 우리는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여 서울로 돌아왔다. 출국 때도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VIP 룸을 통해 편히 출국할 수 있었다. 출국 때 아예 항공사 카운터가 있는 출국장 쪽으론 가지도 않고 뒷문 처럼 생긴 어떤 방으로 가니 거기서 공항 직원들이 우리 여권을 받아다 항공사 티켓팅 및 출국 수속까지 다 마쳐주었다.

워낙 짧고 일정이 빡빡한 출장이어서 사진은 많이 못 찍었다. 처음 가본 러시아였지만 왠지 친숙함이 느껴지는 나라였다. 특히 우리가 방문한 회사의 사장은 아르메니아 출신인데, 이 사람과 밥 먹고 술마시며 얘기해보니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굉장히 유교적인 한국 가치관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음 방문 때는 조금 더 여유있는 일정을 가지고 모스크바를 좀 더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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